그런 사람을 뽑은 사회는 책임이 없는가?
2016년 가을 한국은 정말로 어이없는 일 때문에
불난 호떡집, 쑤신 벌접은 비교조차 될 수 없는 난리 중의 난리이다.
적어도 대중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그렇다.
그런데 필자에겐 특정 개인의 초상식성보다는
사회 풍토 자제가 더 큰 좌절감을 준다.
첫째, 보도된 일의 진행과정에 따른다면
주위의 알만한 사람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박지원은 물론이고 전여옥도 알았다.
소문 퍼뜨리는 것이 직업이고
(선악을 불문하고) 언론계와 특히 가까운
그런 이들이 알고 있었다면
정치계, 언론계, 즉 여론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다 알았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그게 왜 이제와서 문제가 되는가?
당연히 처음부터 공개되어
"사이비 종교"에 심취한 사람이
대통령으로 뽑히는 일은 없었어야 한다.
단언컨대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
그런 사람이 당대표가 되기는커녕
애초에 국회의원도 될 수가 없다.
그렇다면 대통령은커녕 대통령 후보도 될 수 없다.
후보가 아니면 뽑히지 않는다.
그 사실은 중국, 북한, 쿠바라 해서 다르지 않다.
그에게 아부하느라 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필자도 그에게 투표했는데
그것은 그가 독재자의 딸임을 몰라서가 아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그만큼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필자의 죄라면 여론지도층에 속하지 못한 것뿐이다.
(원칙이란 제대로 된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다.
민주주의가 그렇고, 시장경제가 그렇다.
모름지기 여론 지도층에 있는 인사들 스스로
지금까지 원칙을 얼마나 짓밟아 왔는지 되짚어 보기 바란다.)
둘째, 형식상으로는 아직도 혐의에 불과하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한결같이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다.
조갑제 및 전원책을 포함하여.....
(조갑제가 누구던가? 그 무덤에 침을 뱉은 사람이 아니던가?)
그런데 조금만 나아가 생각해 보면 그게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국가의 통수권이란 한 시간도 비울 수 없고, 대통령이란 자리는 막중하다.
그래서 어느 나라이건 대통령은
탄핵이라는 절차를 제외하면 모든 잘못에서 면책된다.
그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다.
그럼에도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하야를 요구한다.
모두가 진정한 사태의 해결을 찾기보다는 감정에 이끌린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나라의 장래는 더 어둡다.
(조선일보는 통수권자를 제쳐두고 국군에게 나라를 지켜달라고 당부한다.
이는 참으로 철부지 같은 말이다.
지휘자에 따르지 말고 너 마음대로 하라는 말이다.
편집국장 제쳐두고 너 마음대로 써갈기라는 것과 진배 없다.
홍준호씨 제쳐두고
직원들이 제각각 대의를 찾겠다고 나선다면
그 회사 꼴 좋겠다.)
셋째, 한국 사회의 고질병이지만
모두가 한쪽 방향으로만 몰려간다는 점이다.
언필칭 단일민족을 자랑하는데
잘 생각해 보면 그건 사회발전의 큰 약점이 된다.
아무도 말하지 않다가
저울 추가 기울어지니 너도 나도 나서서 마녀사냥이다.
이는 한국인 우리 모두가 비겁자라는 고백과 다름이 없다.
지도층 인사나 사회의 목탁이라는 언론은
남보다 앞서서 비판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마녀 사냥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마녀의 등장을 막는 것이 그들이 할 일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건
최고권력자에게는 퇴로를 열어 주는 것이 정치상식이다.
몰아부치기만 하면 마지막 힘을 다해 저항할 수 밖에 없다.
시리아의 아사드가 결사 저항하는 것은
리비아에서 시민들이 가다피를 죽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보니 시리아 사태는 아사드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야당 정치인들은 참고하기 바란다.
넷째, "온 사회"가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데
왜 야당은 침묵을 지키나?
입발림으로 비난할 것이 아니라 탄핵이라는 절차를 밟을 일이다.
그런데 정치평론가들은 한결같이
국회에서 탄핵이 발의되지 않을 것이라 한다.
그건 또 무슨 야당의 이중 플레이인가?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국가경영에 대한 비전보다는
코 앞의 이익에만 혈안에 돼 있는 나라에 장래가 있을 수 없다.
필자는 한국경제에 대해서 특히 비관적이다.
그리고 그 기본원인이 5.16 군사 쿠데타에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수단의 정당성을 무시하고 목표를 이루려 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원칙주의, 법치가 무너진 가장 확실한 시발점이
바로 5.16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왜 독재자의 딸에게 투표했느냐고 묻진 마시기 바란다.
한국에는 연좌제가 금지돼 있다.
그리고 어느 사회이건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고 미래이다.
한국 좌파의 문제는 언제나 미래보다는 과거를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친일파는 문제이지만 친일파 자녀라서 문제가 돼서는 안 된다.)
가르치는 것이 직업인 필자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학생들에게 가끔 말한다:
I don't care whatever may hppen,
because that's your business, not mine.
I'm fading away, you're fading in.
<사족>
아니나 다를까,
조선일보는 며칠 있다가 정반대의 사설을 싣는다.
언필칭 대~~한민국 최고의 언론이 이처럼 제 편한대로 떠드니.....
(하기야, 송희영 같은 사람을 주필로 기용했지.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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