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전문가의 엉터리 가설
(그래도 이 가설을 연구하면 박사학위가 10개는 나온다.)
먼저 고백컨대 필자는 어문학자도 음운 전문가도 아니다.
그럼에도 2014년 현재 한국에서 통용 중인 국문의 영문표기 원칙이
완전 엉터리임을 알고 있고, 그 자세한 사항을 다른 글에서 밝힌 바 있다.
("멍청한" 어문정책 )
참고로, 그 엉터리 원칙은 김대중 정부 시절에
심재기 국어원장의 주도로
2002 월드컵을 대비한다면서
종전의 MR법을 대체하여 채택된 바 있다.
명분은 "우리 입장에서 우리 글을 영문으로 표기한다"는 것이었다.
세상사 모든 일의 출발점은 그 목적에 있는데
"국문 영문표기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망각한 채로.....
엉터리의 핵심으로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1) "ㅓ"를 "eo"로 표기한다.
2) "ㅡ" 를 "eu"로 표기한다.
3) 자음을 유·무성음 구분없이 적는다.
3) 번에 대해서는 부연 설명이 필요한데
예컨대 "ㄱ"음 무조건 "g"로 표기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물론 좋은 지침이 아니다.
그런데 정말 기이한 것은 절대다수의 시민들이
초성의 "ㄱ"(무성음)은 "g"(유성음)로,
중성의 "ㄱ"(대체로 유성음)은 "k"(무성음)로 적는다는 점이다.
사실은 정반대가 되어야 옳다.
더욱 기이하게도 그런 잘못된 관행은
"ㄷ,ㅂ,ㅈ"에도 통용된다.
여기서 참고로 밝힐 것은
"ㄱ, ㄷ, ㅂ, ㅈ"은 초성에선 무성이고, 유성음 사이에선 유성이 된다.
모음과 "ㄴ, ㄹ, ㅇ"은 언제나 유성음이고
거센소리(ㅊ, ㅋ, ㅌ, ㅍ) 및 된소리(ㄲ, ㄸ, ㅃ, ㅉ)는 언제나 무성음이다.
무성음인 "ㅎ"은 매우 약해서 어느 나라에서나 묵음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말에서도 "ㅎ"을 듣지 못할 때가 흔하다. 예컨대 "제1학기를 "제일악기"로 발음한다.)
이제 세 가지 대표적 엉터리 사례를 부연 설명하고
그렇게 된 이유에 대한 필자 나름대로의 가설을 소개하기로 한다.
1) "ㅓ"를 "eo"로 적게 함.
ㅓ는 이른바 schwa sound 라 하여 소리가 약하다.
그렇다고 강하게 발음하면 ㅗ 로 들린다.
실제로 우리가 발음하는 ㅓ 는 ㅗ 와 구분되지 않을 때가 많다.
어릴 적 친구들은 필자를 왕왕 "영도"가 아닌 "용도"라 불렀고
어머니를 "오마니"로 부르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
그런 ㅓ를 "소리가 강하고 전혀 엉뚱하게 발음되는 eo (요)로 적게함"은 큰 잘못이다.
이제 그 유래에 대한 가설을 제시한다.
한국이 서구에 소개된 것은 프랑스 사람의 공이 크다.
아마도 고려는 Corée가 되고 서울은 Séoul 이 됐으리라.
그렇다면 서울의 "ㅓ"는 "e"가 되고 "ㅜ"는 "ou"로 바뀐 것(Se-oul) 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기억에 생생한 것처럼
사마란치는 88올림릭 개최 예정지를 "쎄울/ Se-oul" 로 발음하였다.)
아뿔사, 그걸 모르고 국립국어원이 실수를 한 것이다.
"오호라, ㅓ 가 eo 이고, ㅜ 는 u 로 구나 (Seo-ul)!"
2) "ㅡ"를 "eu"로 적게함.
본시 "ㅡ" (으)는 있는지 없는지 구분이 잘 안되는 약한 소리이다.
그래서 경상도 사람들은 발음하지 못한다.
영어에 ㅡ 는 아예 없다.
한국인이 영어를 습득할 때에 이 때문에 크게 애를 먹는다.
(film은 "필름"이 아닌 "필ㅁ"이고, Hilton은 "힐튼"이 아닌 "힐ㅌㄴ"이다.)
뒤집어서 한글의 ㅡ 를 영어로 옮길 방법은 없다.
그래서 상황에 적합한 방안을 찾아내야만 한다.
예컨대 이슬은 Ysle로 적는 것처럼.
적지 않은 한국인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보다
더욱 나쁜 "공공의 적"으로 내모는 이승만 박사는
미국 유학시절에 궁여지책으로 "승"을 "Syng"으로 썼다.
소리도 비슷하지만 약하기도 하다. 무난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경상도 사람들은 어차피 "승만"을 "싱만"으로 발음한다.)
그렇게 약한 ㅡ 를 "뚜렸하게 ㅠ (유)로 들리는 eu"로 적게 함은 정말 엉터리이다.
수년전에 북한에 억류된 유나(Euna)라는 이름의 한국계 미국인 기자가 있었다.
그녀의 한국 이름이 "승은"임을 알고 필자는 당장 짐작이 갔다.
처음에 "Eun"이라고 표기했더니 모두가 "윤"으로 읽었다.
어쩔 수가 없어서 Euna 를 애칭으로 골랐다.
이제 가설을 말할 차례이다.
조선이 망하는 바람에 비운의 황태자가 된
이은 선생은 자신의 이름을 "Eun Lee"라 썼다.
충분이 동정(좋지 않은 이름이기에)이 가는 일이다.
"은"을 영문으로 옮기면 "n"이 되는데 그렇다고 full name을 "N Lee"라고 적을 수는 없다.
그렇게 적으면 컴퓨터 입력이 안되고 여권도 발급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어쩔 수가 없어서 은을 "Eun"로 표기했다.
아뿔사, 그걸 모르고 국립국어원이 실수를 한 것이다.
"오호라, ㅡ 는 eu 로 적는구나!"
(이은 선생의 경우는 Eun 보다는 on 이 낫지만
외자 이름이라는 특성상 Eun 처럼 강하게 발음되도록 했으리라.
아프리카에는 Mbeki 처럼 "음"이 든 이름이 있는데 우리 같으면 Eumbeki/윰베키 가 된다.
베트남 사람들은 "응"이란 성을 그냥 Ng으로 옮긴다. 우리 같으면 Eung/융 이 될 터이다.)
3) 중성 ㄱ, ㄷ, ㅂ을 k, t, p로 적음.
일본 이름에는 된소리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이름의 중간 자음도 무성음이 될 때가 흔하다.
자연히 이름의 중간에 k, t, p 가 들어간다.
예컨대 도꾜, 이께가미 등은 Tokyo, Ikegami 로 적게 된다.
아마도 그런 관례를 따라서 다수의 한국인이 중성 자음을 무성음으로 쓰고 있다.
거기다가 국립국어원의 잘못된 지침을 따라서 무성음인 초성은 유성음으로 쓴다.
결과적으로 완전히 거꾸로 표기된다.
현실을 보면 아마도 80%가 정반대로 쓴다.
아래에 아주 흔한 보기를 몇 개 드는데 세 사람은 필자의 절친이다.
괄호 안이 올바른 표기이다.
경북대학교 Kyung-pook (Kyong-buk)
기공 Gi-kong (Ki-gong)
미국 Mi-Kook (Mi-guk)
병기 Byeong-ki (Pyong-ghi)
보경 Bo-kyeong (Po-gyong)
성균관 Seong-kyun-kwan (Song-gyun-guan)
재기 Jae-Ki (Chay-ghi)
한국 Han-kook (Han-guk)
희경 Hee-kyeong (Hi-gyong)
이상이 필자의 세 가닥 가설이다.
표제의 박사학위 운운은 농담이지만
젊은 음운학자들이 왜 이렇게 잘못 됐는지 밝혀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젊은 학자의 관심을 기대해 본다.
* 우리는 초성인 자음을 유성음으로 발음하지 못하다.
정부의 기계론적 지침 때문에 ㄱ(무성음) 소리가 g (유성음)인 것으로 착각하지만
외국인들의 귀에는 ㄱ이 k(무성음)로 들린다.
그런 까닭에 김씨는 Gim이 아니라 Kim으로 적게 됐다.
마찬가지로 부산은 원래 Pusan으로, 대구는 Taegu로 적어 왔다.
많은 한국 시청자가 경험했지만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한창일 시절에
미국의 TV 캐스트들은 "Kang-nam"을 "Gang-nam"으로 쓰는 점을 의아해 했다.
싸이의 우리말 발음 "강남"에 뒤이어....They said, "Oh, that's a K 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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