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지혜

김흥국, 장하준, 안철수가 먹히는 사회

안영도 2012. 9. 10. 14:35

한국은 아마추어의 나라?

 

 

한 나라에서 어떤 인물이 인기를 얻는가는

그 사회의 성격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다.

 

필자의 친구는 아주 예전에

"한국은 김흥국이 먹히는 사회"라고 탄식한 적이 있다.

그러고 보니 한국사회에서 장하준, 안철수의 인기도 대단하다.

 

당자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김흥국씨는 가수가 아니고 연기자도 아니다.

조리 정연하게 혹은 재치 있게 말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 그가 "연예인"이라는 이름을 달고 30년 동안이나 인기를 누려 왔다.

그것도 라디오 프로그램의 사회자로서.

기껏해야 시청자에게 "의견 차이로 사별했냐?"고 묻는 수준임에도...

 

장하준씨는 사마리아인 및 23 가지 등의 저서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대한민국 경제학계가 그를 두고 세미나를 개최하고

집권 가능성이 높은 정당에서 그를 영입하겠다고 나선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그의 저서는 어슬픈 주장으로 가득차 있다.

예컨대 "선진국의 인구는 자기 생산량보다 많이 소비한다"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버스 운전사는 생산성보다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지만 국민 전체는 불가능하다.

이른바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라는 원리이다.

 

그는 또 말한다, 경제학은 과학이 아니라고....

어쩌면 그리도 용감한지.

마샬이 즐겨 말했지만 과학 이론은 경향(tendency) 혹은 근사치(approximation)에 불과하다.

완벽하지 않기로는 경제학이나 물리학이나 마찬가지다.

경제학이 과학이 아니라면

장하준씨 자신은 경제학자(economist)가 아니고 이념가(ideologist)인 모양이지.

(참고: 나어 23가지 넋두리 )

 

 

이제 안철수씨가 있다.

본인 덕분인지 매스컴 탓인지는 모르지만

하도 요란하게 떠들어 왔기에

필자는 10여년 전부터 안철수라는 이름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2011년에 뜬금없이 서울시장 운운해서 깜짝 놀랐고,

그 이유를 알고는 기절초풍할 뻔 했다.

무릎팍 도사라는 잡기 프로에 출연해서 인기를 얻은 덕분이란다.

 

아무리 세상이 가볍기로 서니

기껏해야 "연예 프로"에서 요령껏 잘 대답한 덕분에

서울시장, 나아가 대한민국 대통령감 이라고 생각되다니....

서울시를, 아니면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 그래 예능 프로 수준이란 말인가?

 

그리고 누군들 말이야 번드르르하게 하지 못하리.

말로 따지면 구체성 없는 안철수씨 보다야

747, 줄푸세, 혹은 "저녁이 있는 삶"이 훨씬 나은 걸. 

 

 

(사족: 안철수씨가 무슨 팍 도사에 출연했을 당시에 이미 

필자는 시청자가 그의 말에 현혹되지 말라고 조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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