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지혜

Race to the Bottom: 천박함을 향한 경주

안영도 2012. 8. 8. 10:10

"수영복을 입고…" 여성 방송인 노출로 올림픽 시청률 잡기?

 

 

누구나 마찬가지이지만

남의 눈 티끌은 잘 보여도 자신의 대들보는 보지 못한다.

조중동이라고 다를 바 있겠는가?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지상파 TV를 10분이상 시청하기 어렵다.

온통 단선적 오락과 말초적 선정성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기네끼리 낄낄대는 리얼리티 쇼"로 지상파 3사가 도배된다.

방송사 구분 없이 같은 무리가 나와서 비슷한 짓을 함에도....

(강호동 없이 대한민국 TV 채널이 유지됨이 그저 신기할 뿐이다.)

 

그런데 TV는 원래 바보상자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무슨 짓을 하든 용납된다.

여자 아나운서가 반라(半裸), 리포터가 전라(全裸)로 나와도 그럴 수 있다.

(이렇게 말했다가 아나운서 협회로부터 성희롱으로 고소당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신문은 다르다.

예전부터 사회의 목탁 혹은 공기(公器)로 알려져 왔다.

신문이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TV를 닮아가면 그건 명백히 직무유기이다.

그리고 국가 사회는 어김 없이 막가게 된다.

 

생각해 봅시다.

한국의 어느 신문이 MBC를 나무랄 수 있으리?

 

첫째, 조종동이 각자 종편 TV를 운영하기 전에는

막장 드라마, 저질 쇼 등을 입이 닳도록 나무랐다.

그런데 그들의 TV가 기존 지상파와 다른 점이 있는가?

 

둘째, 조중동이 사술(詐術)로 시청률 높이는 일을 거론할 자격이 있는가?

각사의 인터넷 판을 보시라.

온통 클릭 회수 늘리기 위한 잔재주로 포장돼 있다.

나꼼수, 오마이 뉴스, 다음쩜넷 등처럼 클리커를 유혹한다. 

 

연예인 스포츠 얘기가 주류를 이루고 선정적 사진으로 화면을 도배한다. 

무슨 일이건, 행위자의 얼짱, 몸짱 여부가 최고의 관심사가 된다.

미녀 새, 얼짱 교수, 미인 골퍼, 몸짱 사업가......

가슴크기, 앞태, 뒤태, 벗은 정도, 성형 여부에 지극 관심을 보인다.

 

속보, 단독보도, 특종 등의 표지를 달아서 흥미를 유발한다.

아무것도 아닌 내용을 거창한 제목으로 포장하고,

박지성에 관한 단순한 얘기를 대여섯 개로 꼭지를 늘려서 올린다.

(꼭지 얘기는 중앙일보 기자가 칼럼에서 고백한 사실이다.)

 

자, 정리해 봅시다.

조중동이 MBC를 나무랄 수 있는가?

 

 

사족: 조중동의 경쟁우위는 클리커 유혹이 아닌 정론에 있다.

         선정성으로는 결코 나꼼수를 이기지 못한다.

         그리고 필자와 같은 주고객층도 놓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