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및 외환위험

환율, 외환위험: 이렇게 대처하세요

안영도 2009. 1. 16. 22:22

환율 백서

 

환율이란?

 

- 환율은 외화의 가격: 원화(\)에 대한 달러($)의 환율은  달러 1개, 즉 1달러가 우리 돈인 원화로 얼마나 값이 나가느냐를 표시하는 것이다. "달러의 환율이 1,250원, 혹은 $1=₩1,250"이라는 것은, 마치 사과 1개에 3,000원인 것처럼 달러 1개가 1,250원임을 의미한다. 

 

- 환율의 두 가지 표시 방법: 사과인 경우는 물건과 돈의 구분이 확실하지만 환율의 경우는 둘 다 돈이기 때문에 그 표시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① 달러($)를 물건으로 원(₩)을 돈으로 생각해서 [1=₩1,250] 으로 나타내는 데 이것이 일반관례

    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영국 파운드(£)와 EU의 유러()만 제외하고 모두 달러를 물건으로

    생각하여 표시한다.

② \ 을 물건, $ 를 돈으로 생각해서 [₩1=$0.0008]이라고 표시할 수도 있다. 간혹 이런 방법

    도 쓰인다.

 

- 환율의 변동: 표시 방법이 두 가지이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했다" 혹은 "환율이 절상됐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예를 들어 환율이 ₩1,250 → ₩1,300으로 변하면 반드시 "달러의 가치가 올랐다" 아니면 "원화의 가치가 내렸다"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참고로, 평가절상, 평가절하라는 말은 잘못된 용어이며, 반드시 가치상승(appreciation), 가치하락(depreciation)이라고 말해야 된다. 이에 대해서는 안영도 경영경제 용어집 에 별도로 설명되어 있다.

 

외환위험의 종류

 

- 환율변동의 영향: 환율의 변동은 각급 기업 및 해외에 가족이 있는 개인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수츨하는 기업이라면 가격이 달러로 정해져 있는 것이 보통인데 1달러 수출이 1,250원에서 1,300원으로 바뀐다면 가만히 앉아서 달러 당 50원의 추가 수입이 생긴다.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이나 학자금을 송금해야 하는 부모라면 정 반대의 결과가 초래된다.

        어떻든 장래를 보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 앞을 내다보면 달러 가치의 상승 가능성 만큼 내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 외환위험의 종류: 위의 설명처럼 환율의 변화에 따라서 기업의 수익성이나 가계의 수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환율위험, 혹은 외환위험이라고 부른다. 실제적 용도로는 외환위험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① 재무위험: 1년 간의 사업기간을 두고 보면 개별기업은 수출입 계약이 이미 체결되어 달러로 표시된 수입 혹은 지출의 금액이 결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 취학한 자녀를 둔 부모라면 송금해 주어야할 달러의 금액이 정해져 있다. 이처럼 달러 금액이 미리 정해진 경우에 환율이 변동하면 변동폭 만큼 당장 손익이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를 특히 재무위험이라 부른다. 재무위험은 손익계산서에 명시적으로 나타난다. 물론 환율이 유리하게 움직이면 추가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② 소득위험(경쟁위험): 한국의 기업은 모든 손익계산을 \ 화로 시행해야 하지만 미국과 무역거래를 할 때에는 $ 표시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환율이 바뀌면 중장기적으로 수출입 단가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 쉬운 예를 들어서 원가가 1,250원인 상품을 수출하는 기업이라면 환율이 [1=₩1,250]이라면 수출 단가를 $1로 책정하면되지만, [1=₩1,000] 으로 원화가 강세가 된다면 수출 단가를 $1.25로 인상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당장 가격경쟁력의 저하로 나타난다. 물론 환율이 유리하게 움직이면 가격경쟁력이 향상된다.  

       소득위험은 개인에게는 해당이 없지만 기업에게는 재무위험보다도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1980년대 후반 이후로 엔화가 달러에 대해서 추세적으로 강세가 된 적이 있는데 일본 기업들은 10년 이상의 세월 동안 가격경쟁력 약화에 시달린 바 있다.

 

- 외환위험 관리의 필요성: 환율이 움직이는 방향은 얼추 말해서 반반이기 때문에 절반은 이익이고 절반은 손실이다. 그렇더라도 개인이나 기업에게 "불확실한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환율의 변동성은 관리하는 것이 타당하고, 실제로 대부분 그렇게 한다.  불확실성을 반드시 관리해야 하는 또 한 가지의 이유는 이익이 될 경우에는 "그저 약간 좋아질 뿐"이지만 잘못 될 경우에는 "생사가 걸릴 수도 있다." 가계나 기업이 자칫 부도나 파산에 이르면 그것으로 끝이다. 죽은 사람은 살릴 수 없는 것과 같다.  손익의 기업이나 개인에 미치는 효과가 대칭이 아닌 것이다. 

 

환율의 예측, 그것은 불가능

 

         누구라도 꿈을 꿀 것이다: "환율의 방향을 잘 예측해서 유리한 쪽을 취하면 최선이 아닌가?" 미안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이론적으로 환율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인데, "효율적 시장의 가설"이 이를 설명해 준다. 시장에 참여하는 웬만한 사람은 대부분의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만 잘 맞출 수는 없다.

         세상에는 WEFA 등의 예측 전문기관이 많이 있다. 허다한 금융기관, 연구소가 나름대로 예측 환율을 제시한다. 그렇지만 예측에 관한한 그들이 아마추어보다 나은 점은 전혀 없다. 예측 전문기관의 성과에 대한 많은 연구 분석이 이루어진바 있는데 결론을 한마다로 정리하면 "아무리 이름 높은 기관이라도 환율의 변동폭은 커녕 방향에 대해서도 50%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WEFA의 성공률도 잘해도 50%를 크게 넘지 않는다. 

        쉽게 말해서 자력으로 하건, 비싼 돈을 주고 전문가를 활용하든 환율을 정확하게 맞추겠다는 것은 꿈에 지나지 않는다. 현실을 진정으로 아는 환율 전문가들은 "맞지도 않는 전문 서비스에 돈을 지출하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말한다.  그 점에 대해서는 필자도 전적으로 동감한다. (필자는 15년 동안이나 외환관리 실무를 담당했고, 오랜 기간 국제금융에 대해 학술적 연구도 수행했다.)

 

예측에 의한 행동, 특히 투기는 금물

 

        그렇다면 예측전문기관이 왜 없어지지 않고 존재하는가? 그것은 계획수립에 기준환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외 혹은 해외 영업을 하는 기업이 향후 1년 혹은 중장기를 위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자 한다면 외화로 표시되는 항목을 모두 원화로 환산해야만 한다. 그럴 때에 "그나마 근거 있는 환율"이 필요한 것이다.  심리적으로 그리고 실제적으로 전문기관이 예측하는 자료를 사용하게 됨이 보통이다.  그러나, 꼭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  그냥 전년말의 환율이나 전년도 평균환율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이러나 저러나 맞지 않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수립된 계획을 실행할 때에, 즉 영업 혹은 재무 활동을 수행할 경우에는 환율을 예측해서 통화를 고르는 것은 매우 위험천만한 일이다.  단적으로 말해 그것은, 즉 "환율을 예측하여 통화를 선정하는 것"은 투기에 다름아니다. 

       나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수출·수입, 매출·원가, 자산·부채를 모두 원화로 해야만한다. 선택권이 상대방에 있는 경우라면 가급적 달러로 표시하도록 유도한다. 어쩔 수 없이 엔화나 유러화 같은 통화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뒤의 두 가지 경우에는 이어서 설명할 외환위험 관리기법을 동원해서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많은 대외 거래가 달러로 표시되어 있고, 그런 이유로 원화에 대한 달러화의 변동성은 다른 통화에 비해서 훨씬 작다. 

        최근에 일어났던 외환위험을 자초하는 잘못된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한다. 이는 모두 투기이며 철저히 금해야 할 사항이다. 

 

① 엔 캐리 트레이드: 전통적으로 엔화의 이자율을 낮다. 몇몇 광역시에서 지하철 공사자금을 이자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엔화로 조달한 바 있었고, 2000년 대 중반에는 엔화로 차입하는 소위 "엔 캐리 자금운용"이 붐을 이루기도 했다. 2008년에 와서 밝혀지기도 했지만 그것은 정말 소탐대실의 극치이다  (<보기 1> 참조).

 

② 2008년의 KIKO: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07년에 몇몇 기업이 KIKO 거래를 통해서 가외의 환차익을 얻었다. 한편으로 그에 현혹되고 한편으로 금융기관의 과잉홍보 탓으로 수많은 기업이 KIKO 계약을 체결하였고 결과가 매우 참담하여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③ 무모한 환투기: 한 사람의 딜러가 10역 달러 이상의 손실을 초래하는 소동은 해외에서 매우 자주 일어난다. 2008년 1월의 프랑스에서 사상최대인 70억달러 손실의 투기사고가 일어 났다. 한국도 예외가 아닐 터이지만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만치 확인할 방법은 없다.  

 

<보기 1> 엔화 금융. 한국의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해외에서, 혹은 수출입은행 등에서 차입할 때에는 외화로 할 수밖에 없다. 이를 경우에 정답은 달러로 차입하는 것이며 엔화는 매우 위험하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A기업이 $1백만을 차입하고자 하는데 2009년 1월 1일 현재에 환율은 $1=¥100, ¥100=₩1,000 이라고 하고, 이자율은 $ 기준 5% PA, ¥화 기준 3% PA라고 가정하자.

          이자율만 생각하면 ¥화가 싸니까 얼핏 생각해 $1백만에 해당하는 ¥100백만을 차입하는 게 낫다고 생각될 것이다. 아래와 같이 1년 후의 만기 상환금이 계산될 터이니까.....

 

$ 차입의 원리금: $1,000,000 X (1+0.05) X \1,000/$ = ₩1,050,000,000

¥ 차입의 원리금: [$1,000,000 X ¥100/$] X (1+0,03) X \10/¥ = ₩1,030,000,000

 

        그런데 국제금융시장에서 ¥/$ 환율은 변동이 매우 심하다. 하루에 2~3% 움직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1년 사이에 20%는 우습게 변한다. 나쁜 경우를 가정하여 2009년 1년 사이에 달러시세가 20% 하락하여 $1=¥80 이 되었다고 하자. 계산을 간단히 하기 위하여 $1=\1,000 의 환율은 그대로 유지되었다고 가정하면, ¥100=\1,250 이 된다. (이 때의 \/¥ 환율은 반드시 1,250 이 되어야 하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룬다.) 그렇게 되면 기대와는 달리 ¥화 차입의 원리금은 아래와 같이 엄청나게 늘어나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 2% 덕 보려다 18% 손해를 보는 그야말로 소탐대실인 것이다.

 

실제 상환 원리금: [$1,000,000 X 100] X (1+0,03) X 125 = ₩1,287,500,000 (*)

 

항상 명심해야 할 금과옥조(金科玉條)

 

         다시 한번, 강조한다. 첫째, 개별기업은 고유 사업으로 이윤을 창출해야 하며, 환율 변동을 통해서 추가이익을 얻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둘째, "금융 투기는 백전백패"이므로 근처에 가지 말아야 한다.  투기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금융투기의 종착점, 그리고 KIKO 에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외환위험의 관리 기법

 

        먼저 지적해 둘 것은 위험관리의 목적은 "이윤의 극대화"나 "손실의 최소화"가 아니고 어디 까지나 "불확실성의 제거 혹은 감축"에 있다. 고유사업이 있는 기업은 불확실성의 제거로 족하며 그 이상은 과욕이다.  옛말대로 "과욕은 필패"이므로 당연히 금기사항이다.

 

- 외환노출의 최소화: 나에게 선택권이 있을 경우에는 모든 거래를 원화로 계약하여 외환위험을 최소한으로 줄인다.

 

- 재무위험의 관리: 재무위험을 관리할 목적으로 여러 가지의 파생상품이 개발되어 있다. 그런데 개별기업으로서는 선도환 계약(forward contract)이면 족하다. 예컨대 수출 거래로 달러를 받을 예정이라면 수취예정인 달러 금액을 미리 약정된 선도환율로 매도하면 된다. 그리하면 수취 금액이 원화로 확정되므로 손익계산을 결정지을 수 있다(<보기 2> 참조). 불확실성, 즉 외환위험이 없어지는 것이다. 

            간혹 옵션(options)이나 스왑(swaps)이 필요할 경우도 있지만, 그런 때에는 별도로 공부해서 그 성격을 명확하게 알고 임해야 한다. 재무적 투자로 세계적 부호가 된 버핏(W. Buffett)이나 소로스(G. Soros)는 "내가 모르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라고 되뇌인다. 선물시장(futures market)에는 갈 필요도 없고, KIKO 등 복잡한 상품은 멀리한다. 금융기관 세일즈맨이 무슨 소리를 하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점을 명심한다. "위험부담없이 돈을 번다"고 말하는 것에는 거의 틀림 없이 함정이 있다.

             21세기의 첫 10년이 지나가는 시점 현재에서도 한국의 원화는 태환통화가 아니다. 대외 자본거래가 자유화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러와 원화 사이의 선도환 시장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서 좀은 문제가 된다. 그렇지만 달러와 외국통화 예컨대 엔(¥), 유러() 혹은 파운드(£) 사이의 선도환 거래는 매우 손쉽고 비용도 무시할만큼 작다.

 

- 소득위험의 관리. 파생상품 처럼 간편한 방법은 없고, 기업전략과 연계시키는 방법이 있을 뿐이다. 상쇄전략, 다변화전략, 경쟁력 강화 등이 있는데 지면 관계상 상세한 논의는 생략한다. 별첨의 "환율과 기업경영"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 위험관리 기구. 일반적으로 재무관리는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며, 그 중에서도 위험관리는 CEO가 직접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소득위험은 본래 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법이고, 재무위험은 감독을 소홀이 할 경우에 치명적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08년 말의 KIKO 사태로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된 기업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중에 몇이나 CEO의 승인 아래에서 이루어진 것일까?

 

- 파생 상품은 양날의 칼. 파생상품 거래에는 밑천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실무 담당자는 그서을 통해서 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유혹을 느낀다: 예를 들면 "앞으로 달러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니까 선도환 계약으로 달러를 사두면 큰 돈을 벌 것이다." 그 유혹에 빠지면 투기가 시작되고, 불행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감독이 소홀하면 자칫 대형사고를 일으킨다.

          참으로 역설적이지만, 모든 파생상품은 모두 위험관리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투기목적으로 더 많이 활용된다. (2008년 현재에 전세계의 GDP는 55조 달러, 파생상품 잔고는 600조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지나침을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달러의 환율, 엔화의 환율

          국제금융시장의 외환거래는 거의 언제나 달러를 매개로 일어난다.  (정확하게는 90%의 외환거래에서 한 쪽은 달러이다.) 그래서 ¥ 을 \ 으로 바꿀려면 ¥ → $ →\ 의 단계를 거친다. 그런 과정에서 세 통화 사이의 환율에는 반드시 다음의 관계가 성립해야 된다: (\/$ 환율) =  (¥/$ 환율) X (\/¥ 환율).  그 처럼 달러를 거쳐서 결정되는 제3의 두 통화 환율을 "교차환율"이라 부른다. <보기 1>에서 2010년초에 ¥100=\1,250 와는 다른 환율은 있을 수 없다. 만약 다른 환율이 존재한다면 누구라도 무위험 차익거래(arbitrage)를 통해서 공짜 돈을 벌 수 있다.

          어떤 대학교수가 "¥ ↔ \ 직접 교환시장"을 육성해야 된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 그것은 현실을 몰라도 지나침이 있다. 그런 시장은 있을 수도 없고, 또 있어 보아야 별다른 의미가 없다. 어차피 동일한 환율이 적용될 수 밖에 없으니까...... 바로 가나 둘러 가나 일물일가의 법칙 때문에 환율은 동일할 수밖에 없다.

           2008년 상반기에 많이 받았던 질문이 하나 있다: 달러의 가치가 엔(¥) 혹은 유러()에 대해서는 폭락하는데 왜 유독 원(\)에 대해서만 강세인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의 대외 수출입 거래나 국내 자본시장의 외국인 투자가 거의 전부 달러로 표시되어 있고 또한  \/$ 외환거래는 한국에서만 일어나므로 \/$ 환율은 거의 전적으로 한국 사정이다. 2008년 상반기에는 수출도 부진했고, 외국인 투자가 한국에서 빠져 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달러에 대한 원화의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 환율이 결정되면 제3의 환율은 교차환율 공식에 의해서 자동으로 따라간다.

          한국기업의 입장에서 달러가 아닌 주요 통화 예컨대 에서 발생하는 외환위험은 일단, ¥화 대 달러, 달러 대 \화의 두 단계로 나누어 관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앞의 것, 즉 ¥ ↔ $ 의 외환위험은 선도환 거래를 통해서 매우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뒤의 것, 즉 $ ↔ \ 의 외환위험은을 관리할 수단은 앞서 지적한 것처럼 상당히 제한적이다.  어떻게 보면 $ ↔ \ 외환위험은 구조적인 것이라서 소득위험에 준해서 관리하는 것이 합당하다. 한 가지 다행한 것이 있다면 $ ↔ \ 환율변동은 상당히 추세적이라서 변동성이 덜하다는 점이다.

 

선도환 거래

 

          외환위험의 기초적 수단은 선도환 계약이다. 앞서 말한대로 원화와 외화 사이의 선도환 시장은 불완전하므로 여기서는 주요 통화 사이의 선도환율 결정 메커니즘을 설명하기로 한다.  

 

- 선도환 헤지 (Hedge). 한국 기업의 대외거래 통화를 보면 수출은 달러가 많고 수입은 엔화의 거래가 중요하다. 그래서 달러로  완제품을 수출하고 엔화로 원자재를 수입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때에는  $ ↔ 환율변동이 핵심적 관심사항이 되는데, 다행히도 <보기 2>와 같은 ¥/$ 선도환 거래로서 외환위험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보기 2> ¥ 수입계약의 선도환 헤지. <보기 1>에서와 같이 2009년 1월 1일 현재에 환율은 $1=¥100 이라고 하고, 이자율은 $ 기준 5% PA, ¥화 기준 3% PA라고 가정하자. 수출품을 생산하는 B기업이 일본의 남품업체로부터 $1백만에 "상당하는" 부품을 구매하는 계약을 2009년 1월 1일자로 체결하고, 그 대금은 정확히 1년 뒤에 결제되는 경우를 상정하자. 이런 경우에 일본의 납품업체는 거의 예외 없이 ¥화 결제를 요구하므로, 계약금액은 ¥100백만이 될 것이다.

            B기업의 수출대전은 $ 로 표시되어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손익계산을 $ 로 하게 된다. (물론 제반 회계처리가 \화로 이루어지지만 현실적·실제적 이유로 회계통화를 $ 로 생각하는 것이 편리하다.) 이제 수입을 ¥화로 결제해야 하는 만치 매출과 원가의 통화가 서로 달라서 외환위험이 발생한다. <보기1>에서 보인 것처럼 ¥화의 가치가 상승한다면 원가가 20% 증대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B기업은 외환위험을 제거해야 하고, 그 이상적 수단은 선도환 거래이다. 즉 ¥화 수입계약과 동시에 거래은행과 선도환 계약을 체결해서 1년 후에 필요한 ¥화를 미리 예약해 두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적 변수로 떠 오르는 것이 ¥/$ 선도환율이 되겠는데, 그것은 <보기 3>에 보인 것처럼 ¥98.10/$ 이 된다. 그러면 B 기업은 아래의 절차에 따라 수입결제 대전을 $ 로 확정할 수 있어서 환율에 대한 불확실성, 즉 외환위험이 사라진다.  

2009. 1. 1.에 체결한 선도환 계약의 환율 (선도환율): ¥98.10/$ 

2010. 1. 1.에 필요한 수입결제 대금: ¥100,000,000

2010. 1. 1. ¥화 자금 인수시 지불해야 할 $ 자금: ¥100,000,000 / ¥98.10/$ = $1,019,367.99 (*)

 

              위에서 1년 뒤의 결제자금이 $1,000,000 보다 조금 늘어난 것은 ¥/$ 현·선 환율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구조적인 것이다. 선도환 계약의 핵심은 모든 계산을 $ 로 확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 선도환율의 결정. 선도환율은 미래의 계약시점에 대한 예상환율이 아니고, 관련된 두 통화의 이자율 차이에 따라 "기계적으로" 계산되는 것이다. 자본시장을 통해서 선도환 거래와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그 때의 효과는 두 통화의 이자율 차이에 의해서 쉽게 계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본시장에서 얻는 관계식과 선도환율 결정 방식이 동일해야 할 것이다. 이는 경제학의 기본 가정인 일물일가의 법칙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아래의 <보기 3>에서 현물환율, 관련 통화의 이자율, 선도환율의 관계식을 ¥/$ 환율을 가정하여 설명한다. 과정을 따라가기가 성가시면 생략해도 무방하다. 다만 결과의 산식은 매우 실용적이므로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보기 3> ¥/$ 선도환율 앞의 <보기 2>와 동일한 상황에서 B기업은 자본시장에서 ¥화 자금을 미리 조달하는 방법으로 외환위험을 제거할 수도 있다. 수입계약과 동시에, 즉 2009. 1. 1.에 [$ 차입→ ¥ 교환 → ¥ 예금] 의 3가지 거래를 즉시 수행하면 된다.

 

2010. 1. 1. 에 필요한 ¥ 자금: ¥100,000,000

2009. 1. 1. 에 필요한 ¥ 자금: [¥100,000,000] / [1 + 0.03 x 360 / 360] = 97,087,379

(¥ 자금을 1년, 즉 360일 동안 3%PA로 예금할 때의 원리금 계산)

2009. 1. 1. 에 빌릴 $ 자금: ¥97,087,379 / [¥100/$] = $970,873.79 

($ 자금을 빌려서 현물환율로 ¥ 자금 전환)

2010. 1. 1. 에 갚아야 할 $ 자금: $970,873.79 x [1 + 0.05 x 360/360] = 1,019,417.48 (*)

 

            <보기 2>와 <보기 3>을 비교해 보면 수입 결제일인 2010년 1월 1일에 B기업이 부담해야 할 $ 자금의 규모가 거의 동일함을 알 수 있다. 약간의 차이는 반올림 때문에 생기는 것이지 원리에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보기 3>에서 수입결제시에 B업이 부담할 자금은 수입 계약일의 ¥/$ 현물환율, $ 이자율, ¥ 이자율 만으로 계산이 되었다. 선도환 거래에서 똑 같은 효과를 얻을려면 선도환율이 ¥/$ 현물환율, $ 이자율, ¥ 이자율 만으로 결정되어야 함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현·선 환율의 관계식은 아래와 같다.

 

¥/$ 선도환율 = ¥/$ 현물환율 x [1 + ¥ 이자율 x (선도계약 일수) / 360]

                         ÷ [1 + $ 이자율 x (선도계약 일수) / 360]

(주: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관례적으로 1년을 360일로 간주함)

 

- 선도환 계약 결과의 평가. 선도환 등으로 헤지가 끝난 프로젝트는 더 이상 환율과 결부시키지 않는다. 사후 결과만 보고 "헤지하지 않았으면 큰 덕을 볼 수도 있었는데..." 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지나 놓고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지만 앞을 내다 보면 "미래의 환율 움직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 자본시장을 통한 \/$ 헤지. 외화(달러 포함)와 원화 사이의 선도환 거래는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달러로 표시된 수출계약을 선도환 계약으로 관리하는 데에는 제약이 따른다. 아울러 선도환 거래는 1년 이내가 보통이라서 장기계약에는 적합하지 못하다. 그럴 때에는 자본시장을 통한 헤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한국의 자본 자유화가 되지 않았고, 국내자본 시장도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상당한 제약이 따르지만 간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1년 후에 대금을 받는 1억 달러짜리 대형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면 대금 수취 시점에 상환하는 조건으로 1억 달러의 외화자금을 차입하는 것이다. 그러면 환율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든 환차손과 환차익이 상쇄된다.  이런 방법을 "상쇄전략"(offsetting strategy) 이라고 부를 수 있다.     

     

<보기 4> 여기서 <보기 1>의 엔화금융을 다시 짚어보자. ¥화 이자율이 달러 보다 2% 낮기 때문에 일단 ¥화로 차입하고 외환위험은 선도환 계약으로 헤지하는 방법은 없을까?  물론 그렇게 할 수는 있지만 이자 절감 효과는 사라지고 만다. 왜냐하면 갚아야 할 ¥화 자금을 선도환으로 미리 예약해 두려면 환율에서 2%를 손해보기 때문에 결국 애초에 달러로 차입한 것과 동일하게 된다.

 

환율의 결정요인

           외국통화와 달러 사이의 환율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결정되고 한국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반면에 \/$ 환율은 전적으로 한국 사정이다. 외국통화와 \ 화 사이의 환율은 앞서 설명처럼 교차환율에 의해 기계적으로 계산된다. 그렇게 본다면 한국의 기업이나 개인은 \/$ 환율의 결정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 환율은 $ 를 물건으로 생각하여 그것에 대해 \ 가격을 매긴 것이다. 그러므로 \/$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외환의 수요와 공급은 수많은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누어서 아래에 간략하게 설명한다. 보다 상세한 사항은 첨부자료에 설명되어 있다. \/$ 환율의 경우에는 한국과 미국의 상대적 경제사정에 따라서 환율이 출렁인다.

 

- 단기 요인. 경제상황에 관한 새로운 뉴스가 알려지면 시장은 즉시 반응한다. 경제상황이 장·단기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듯이 현재의 환율과 미래의 환율 사이에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주식시장에서처럼 외환시장에서도 시장심리가 크게 영향을 미친다. 뚜렷한 이유가 없어도 분위기에 따라 움직인다. 케인즈가 지적한 대로 투자자들은 동물적 심리(animal spirit)를 가지고 있어서 때로 과민반응을 보이고 이유없이 다수를 뒤쫓는 경향이 있다.

          정의에 따라서 핫 머니(hot money)인 국제투자 자금은 단기적으로 이동한다. 핫 머니가 빠져 나가면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했던 \ 자금을 $ 로 바꾸는 것을 의미하므로 $ 수요가 증가하여 그 시세가 상승한다. 핫 머니가 들어올 때에는 그 반대가 된다. 한국에 들어오는 핫 머니는 유가증권 시장에 투자되는 것으로 보면된다.

          한국은행은 여러 가지 이유로 \/$ 외환시장에 개입한다. 한국은행이 $ 를 사들이면 외환시장에서 $ 수요, \ 공급이 증가하므로 $ 시세가 상승한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은 가장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어디서 전쟁이 발발하든가, 경제적 불안이 높아지면 너도나도 미국에 투자하고자 하는 심리가 있다. $ 의 강세가 초래된다.

 

- 중기 요인. 상품의 수출경쟁력이 핵심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상품의 경쟁력이 높으면 수출이 늘어난다. 수출기업은 획득한 $ 를 (언젠가는) \ 로 바꾸어야 하는데 외환시장에서 $ 공급, \ 수요가 증가하게 되어 $ 의 시세는 하락한다.

           외국의 자금이 한국의 국공채나 회사채에 투자되기도 하는데 이 때에는 이자율 수준이 관건이 된다. 한국의 이자율이 높으면 투자자금의 유입이 증가한다. 외환시장의 $ 공급, \ 수요가 증가하므로 $ 가 약세가 된다.

 

- 장기 요인.  물가상승률이 높은 나라의 통화는 장기적으로 약세가 된다. 한국에 인플레가 심하면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수출가격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가격경쟁력이 약화되어 수출이 줄어든다. $ 시세가 상승한다.

          한국의 투자여건이 양호하면 외국기업에 의한 직접투자, 즉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늘어나게 된다. 그러면 외환시장에서 $ 공급, \ 수요가 증가해서 $ 의 시세가 하락한다. 투자여건은 바로 기업여건을 말한다. 그러면 국내에 있는 기업의 전반적 경쟁력이 장기적으로 향상되어 수출이 촉진된다. $ 는 더더욱 약세로 밀린다.

         이렇게 보면 장기적으로 환율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것은 국가 경쟁력 향상이 그 답이라 할 수 있다.

 (2009. 1. 31)

'환율 및 외환위험' 카테고리의 다른 글

KIKO 거래로 이득을 본 사람이 없는 이유  (0) 2010.09.24
재무위험 관리  (0) 2009.02.17
환율과 기업경영  (0) 2009.02.17
해외 펀드 투자와 선물환 헤지  (0) 2009.02.17
금융투기의 종착점  (0) 2008.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