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지혜

Buy Korea, 그건 대역죄인데요.....

안영도 2008. 12. 15. 15:35

국내용 영어표현

 

외국어를 사용하고, 외국어로 이름을 지을 때에 목표 청중을 외국인으로  한정하란 법은 물론 없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일상의 대화 중에서, 상표 중에서, 표어 중에서 해당 언어법에는 맞지 않는 외국식 표현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Buy Korea> 한국을 사라니? 그것은 가능하지 않으며, 그렇다 해도 반역에 해당된다. 함부로 입에 올려서는 아니될 말이다. 그런데 1997년 위기 직후에 어떤 특정 인물이 그 표현으로 "대박을 터뜨린" 이후로 심심찮게 사용되어 왔다. 2008년말에는 폭락하는 주가 혹은 부동산 가격을 받쳐주자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KOTRA는 한국을 팔겠다고 buykorea.or.kr 이라는 장터를 만들어 고객을 찾고 있다.

 

미국의 의회가 정부구매에서 국산품을 우선하라고 1933년에 제정한 법은 "Buy American Act" 였고, 세계 제1위의 부자인 Warren Buffett이 2008년 11월에 가격이 바닥에 이른 미국의 주식을 사라고 외친 말은 "Buy American, I Am"이었다. 

 

횽내를 내면 제대로 내어야 하지 않을까? 

 

참고로, "Buy Korean"도 WTO의 National Treatment 규정에 반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말이다.

 

<Think Star> 어느 은행의 표어인데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로고가 별처럼 생긴 것을 떠올리라는 모양인데 그 로고를 생각해서 그리고? 나아가 영어에 그런 표현은 없다. 아마도 "Think of a star" 혹은 "Think about a star" 정도를 의미한 듯한데.... 글쎄 그래서야 local bank 를 면할 수 있을런지?

KBS의 특정 인기 프로그램에 Think Korea 라는 코너가 있는데, 그것도 마찬가지이다.

 

<ex> 어느 공기업은 뜬금없이 ex 를 로고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은 자칫 "전남편," "전부인." "흘러간 물" 정도로 오해 받을 수 있다. 어쨌거나 ex 에서 expressway 떠올릴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 회사는 한때, exciting, excellence, … 라는 어법에 맞지 않는 표어를 쓰기도 했다.

 

<Mother's Finger> 뭘 말하려는지 알기 어려운데 과자의 이름이라면 어떨까? 마치 "할머니 뼈다귀 감자탕"이란 상호를 연상시킨다. 실은 L 제과가 파는 "라이스와 만난 행복한 오트"라는 상품의 이름이다.

 

<그대 눈동자를 내 술잔에 담아> Your eyeballs in my wine glass?  What are you going to do with them?

 

<11 ST> 이리 봐도 잘못이고, 저리 봐도 잘못이다. 11번가의 정확한 표현은  Eleventh Street (11th ST) 이다.   

 

 

그 밖에도 어슬픈 영어는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원유를 채굴하는 제방(提防)"이라는 오해를 살만한 Oil Bank, 어법에 맞지도 주장하는 바가 확실하지도 않은 Korea Tomorrow and Global, 어느 세계적 기업이 과거에 썼던 표어 Smart and Soft, 해당 상품의 광고 모델(Mag Ryon)로부터 조롱을 받았던 sexy and mild 등등…

 

 

<사례 1> 아래는 필자의 저서에서 인용한 것이다.  상표건 표어이건 영문으로 표기하면 외국인도 보게 되어 있으니까 조금은 신경을 쓸 일이다. 

 

 “이 고발은 가짜이다.” 한국의 공공기구들은 거창한 이름을 가질 때가 많다. 어느 누가 택시 기사에 대한 불만사항을 접수하는 “성접촉 불편사항 신고센터(Intercourse Discomfort Center)”를 잊을 수 있으랴? 그 나라는 이제 “허위불만 신고센터(Couterfeiting Complaining Center)”를 운영하고 있다...... 그 기구는 자기 상품이 노상 불법 복제되는 시애틀의 B. 게이츠(Gates) 같은 사람의 고발을 접수하는가? 아니면 불만이 있는 것처럼 가장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인가? (FEER, 98. 3. 5.) [주: 인용에 나오는 공공기구는 각각 “교통불만 신고센터”와 “위조상품 신고센터”임.] (『국가경쟁력 향상의 길』 1999, p. 265)

 

         참고로, 싱가포르에서 발간되는 Far Eastern Economic Review 의 한 고정 칼럼은 아시아 각국에서 영어가 오용되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례 2> 아래의 글은 오랫동안 한국에 살고있는 원어민(Andrew Salmon)의 글에서 발췌한 것이다 (조선일보 2009. 5. 28).  국내용 영어는 이렇듯 외국인의 조롱거리가 되기 일쑤이다.

 

조롱받는 코리아 홍보

한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단체인 반크(VANK)도 마찬가지다. 반크는 홈페이지도 멋지게 꾸몄고 국제사회와 한국의 친목을 도모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반크는 이름에서부터 문제를 안고 있다.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이 단체 이름을 '뱅크'라고 발음한다. '뱅크'라는 발음을 들으면 거의 자동적으로 '왱크(wank)'라는 비속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사소한 시비가 아니다. 반크는 그 이름과 발음만으로도 종종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해외 블로그에는 반크를 조롱하는 글들이 떠다닌다. 영어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언어다. 단체 이름을 정하기 앞서 영어를 쓰는 원어민 몇 명에게만 단체 이름이 어떻게 들리는지 물어봤어도 이름을 이렇게 짓지는 않았을 것 같다. …

 

<사례 3> 어슬픈 영문 표기는 중국에서도 비슷하다. 2010년 5월에 The New York Times 는 Chinglish 에 대해서 비중있게 다룬 적이 있다. 다음 링크는 특별히 우스운 사례의 모음이다. A Sampling of Chi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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