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지혜

동거인과 반려견

안영도 2024. 7. 10. 11:24

어쩌다, 우리는 오래전에 "한글전용"을 채택했다.

반면에 "저명인사"일수록 한잣말을 고집한다. 

 

그러다 보니, 한어(漢語) 어법에 맞지 않는 "말 안되는 소리"가 넘쳐난다. 

즉, 잘못된 조어 및 기존 용어의 잘못된 사용이 우리의 일상이다. 

예컨대 "다이"(多利)가 아닌 "대리"(大利)가 맞는다.

"패륜"(悖倫)은 아주 가까운 부모형제 사이의 막가는 행동에 한해서 쓰는 말이다. 

 

어쩌다, 이상향이 되다 보니 

우리는 알게 모르게 미국의 생활 양식과 용어를 배운다. 

 

어쩌다, 미국 단어에 companion animal, domestic partner 등이 있다.

앞은 "친구 삼아" 기르는 개나 고양이를 말하고

뒤는 "사실혼" 사이의 남녀를 말한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장기간 동거"하는 남녀를 "배우자" 혹은  "반려자"라 칭했다. 

그리고 민주주이 국가의 법률은 둘 이상의 "반려자"를 허용하지 않는다.

 

어쩌다, 우리의 배우자는 "반려"의 지위를 동물들에 뺐기고,

"동거인"(同居人)으로 전락했다. 

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 "동거자"(同居者)가 아닌 점이다. 

 

OMG!  (아니면, GSGG.)

 

언어는 관습이기에 대중이 쓰는 용어는 무조건 "옳다"  (right). 

그러나 대중의 선택이 "합리적"(rational ), "진실됨"(truthful)은 아니다.

즉, 옳지만 사회발전에 해로울 수도 있다.

 

딴 소리 같지만, 이른바 "민주주의"를 생각해 보자.

기본원칙이 다수결(최다 혹은 과반)이다. 

그런 까닭에 "여론"은 무조건 옳다. 

"역사상 가장 인기 있다"는 어떤 대통령이 말한 

"그놈의 여론"은 지극히 비민주적 사고이다. 

 

널리 알려진대로 민주주의는 "비효율"의 대명사이다. 

즉, 여론에 의한 선택이 사회 및 경제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우리는 민주주의를 추구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더 나은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TINA (There is no alternative). ---Margarett Thatcher. 

더 쉽게 말하면,

민주주의 국가에선 김정은, 시진핑, 푸틴 같은 사람의 독단에서 벗어날 길이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헌법은 무조건 옳다. 

그러기에 "그놈의 헌법"은 입에 담을 수 없다. 

 

같은 이치에서 한 사회에서 "두루 사용되는"

어휘, 어법, 문법은 무조건 옳다. 

 

그렇지만 대중의 결정이 모두인 것은 아니다.

즉, 사회마다 흐름을 주도하는 층, 군자(君子)가 있다. 

 

군자가 해야 할 일 중의 하나로 

일찌기 공자님은 "바른 용어 쓰기"(正名)를 지적했다. 

일상 용어가 엉터리이면서 순조로운 "소통"을 기대할 순 없다. 

 

인구조사원: "선생님, 반려견의 자손도 포함할까요?"

중소기업 사장: "컨설턴트님, '가성비 극강'이면 사업 쫄닥 망하는데요."

수능출제위원: "난이도를 높이라면 킬러문항을 빼나요, 넣나요?"

 

모름지기 "국립국어원" 및 이른바 "정론지" 등이 

잘못된 용어가 범람하는 일을 막으려 애써야 할 것이다. 

더 바란다면 "동아리, 도우미" 같은 순 우리말 보급에 앞장서는 일이다. 

"언감 생김" (焉敢生心), "연못 구어"(緣木求魚)  아니었으면......